접착제 계면파괴는 파괴면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두 장의 철판을 접착한 뒤 떼어냈습니다. 한쪽 철판에는 접착제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쪽 철판은 접착제가 거의 남지 않고 금속 표면이 비교적 깨끗하게 드러났습니다. #001에서는 양쪽 철판에 접착제가 남은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파괴면의 모습이 전혀 다릅니다. 이 사진만 보고 파괴가 주로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판단한다면,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진 한 장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파괴면은 다음 점검 순서를 정하는 단서로 활용합니다.
응집파괴라면 보통 양쪽 피착재에 접착제가 남고 접착층 내부가 찢어진 흔적이 나타납니다. 한쪽 금속면이 비교적 깨끗하게 드러난 현재 모습과는 다릅니다.
정답입니다. 한쪽 철판에는 접착제가 남아 있지만 반대쪽 철판의 금속면이 비교적 깨끗하게 드러났다면 접착제 내부보다 접착제와 철판 사이의 계면에서 분리가 일어난 가능성을 먼저 봅니다. 이를 계면파괴 또는 접착파괴라고 합니다.
철판 자체가 파괴됐다면 피착재의 변형이나 파단 흔적이 관찰되어야 합니다. 금속면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접착제만 떨어진 현재 모습은 철판 자체의 파괴와는 다릅니다.
접착층 두께는 접착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 파괴면 하나만으로 접착층이 너무 두꺼웠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사진에서 직접 읽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파괴가 일어난 위치입니다.
접착제 계면파괴는 왜 한쪽 철판을 깨끗하게 남길까?
이번 사진 퀴즈의 핵심은 접착제가 얼마나 남았는가보다 어디에서 떨어졌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한쪽 철판에는 접착제가 남아 있는데 반대쪽 철판의 금속면이 비교적 깨끗하게 드러났다면, 파괴가 접착제 내부가 아니라 접착제와 철판 사이의 경계면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형태를 접착제 계면파괴(adhesive failure)라고 합니다.
반대로 양쪽 철판 모두에 접착제가 남고 접착층 자체가 찢어진 형태라면 응집파괴(cohesive failure)를 먼저 생각합니다.
즉 접착 파괴면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접착제가 어느 쪽에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가입니다.
계면파괴가 보이면 표면처리 불량일까?
그렇게 바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접착제 계면파괴는 어디에서 파괴가 일어났는지를 보여주지만, 왜 파괴됐는지까지 바로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철판 표면의 오일·먼지·수분 같은 오염, 산화막, 탈지 부족, 연마 상태, 프라이머 문제, 접착제의 젖음성 등 다양한 원인이 계면 접착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면파괴가 발견됐다면 표면처리 불량으로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과 계면에 관련된 변수부터 조사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철판 접착불량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확인할까?
먼저 정상품과 불량품의 접착 파괴면을 나란히 비교합니다.
그다음 접착 전 공정을 거꾸로 추적합니다.
탈지 방법과 세척제가 같았는지, 연마 상태가 일정했는지, 세척 후 접착까지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았는지, 세척된 표면이 다시 오염될 가능성은 없었는지 확인합니다.
특정 철판 LOT나 작업시간대에서 같은 형태의 접착제 계면파괴가 반복되는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처럼 조건별 파괴형태를 비교하면 접착불량 원인의 범위를 훨씬 빠르게 좁힐 수 있습니다.
접착 파괴면에서 기억할 오늘의 한 수
한쪽 철판만 깨끗하게 드러났다면 계면을 먼저 봅니다.
하지만 “접착제 계면파괴 = 표면처리 불량”이라고 바로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파괴면은 범인을 확정하는 증거라기보다 다음에 어디를 조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단서입니다.